최근 한국의 주요 방산 품목인 ‘전술유도탄’ 수백 발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는 계약이 성사됐다.
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다연장로켓 체계 ‘천무’(K-239)를 수입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약 4023억 5844만 원 규모의 유도무기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계약 상대나 무기 종류에 대해선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2024년 매출 대비 3.58%에 해당하는 규모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중동지역 국가 국방부와 약 4024억 원 규모의 유도무기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는데 해당 유도무기가 다연장로켓 천무에서 사용하는 전술유도탄일 가능성이 높다”며 “계약 규모를 볼때 수백 발의 유도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수출되는 유도무기는 전술 탄도미사일 ‘CTM-290’으로 알려졌다. 이 마사일은 지름 600㎜, 길이 4m, 무게 1.5t으로, 사거리는 290㎞에 달하다. 한국 육군이 도입한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II)를 개량했다.
무엇보다 위성항법과 관성항법 시스템을 탑재해 목표물까지 미사일을 유도하는 것이 강점이다. 원형공산오차(CEP)는 약 9m로 정확도가 매우 높다. 미사일이 표적을 타격할 때 절반이 명중하는 원의 반지름이 9m라는 의미다. 천무 발사대는 2개 포드로 설계돼1개 포드에 CTM-290 한 발을 탑재할 수 있다.
미국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블로그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4월 사우디아라비아군에 한국의 천무 다연장로켓이 배치된 모습이 확인됐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사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총참모장이 예멘 접경 지역 부대를 방문한 장면에서 천무 모습을 볼 수 있다. 천무가 사우디아라비아군에 실전 배치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천무가 탄도미사일 포드를 장착한 채 목격된 것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이어 두 번째다. 천무를 도입한 중동 국가는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리비아 두 곳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천무 유도무기 수입 배경은 이란의 군사 위협과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에 대해 즉시 반격할 수 있는 장거리 타격능력과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무 유도무기로 사거리가 각각 80㎞인 유도로켓(CGR-080)과 290㎞인 전술유도탄(CTM-290) 등이 있다. 천무 개량형은 탄두 중량 500㎏ 미만의 접속탄과 고폭탄 두 가지를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
방산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천무(K-239) 체계를 도입하고 대량의 유도무기를 구매하는 것은 첨단 방어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동에서 한국의 군 하드웨어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