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2주간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면 입속의 유익균이 줄어들어 젊은 성인의 혈관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과학 전문지 ‘스터디파인즈’는 구강 내 세균과 심혈관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한 영국 엑서터대 연구진의 최신 연구를 보도했다.
영국 엑서터대 연구팀은 18~30세 젊은 성인 39명과 67~79세 노인 36명 등 총 75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위약 주스, 질산염이 풍부한 비트 주스, 살균 구강청결제를 각각 2주간 사용했고, 실험과 실험 사이에는 2주간 휴식기를 가졌다. 연구팀은 이 기간 동안 입속 세균 변화와 혈중 산화질소 농도, 혈압, 혈관 확장 기능을 함께 측정했다.
산화질소는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를 원활하게 해주는 물질로, 농도가 높을수록 혈압 조절과 혈액순환에 유리하다.
실험 결과, 젊은 성인은 비트 주스를 섭취했을 때 혈압이나 혈관 기능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구강청결제를 사용했을 때는 입속의 유익균이 줄고 혈중 산화질소 농도가 낮아지면서 비트 주스를 먹었을 때보다 혈관 확장 기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 변화가 장기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노인의 경우, 구강청결제를 사용했을 때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비트 주스를 섭취했을 때도 혈관 확장 기능에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혈중 산화질소 농도가 높아지고 평균 동맥압이 4㎜Hg 낮아지는 효과를 보였다. 평균 동맥압이 낮아지면 심장과 혈관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연구팀은 구강청결제가 입속 세균을 억제해 젊은 성인의 혈관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반면, 질산염이 풍부한 식품은 노인에게 혈압을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는 짧은 기간에 진행돼 장기적인 영향을 확정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활성산소 생물학과 의학(Free Radical Biology and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