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가 국민의힘과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법 수정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으나, 당내 반발에 부딪혀 하루 만에 협상 내용을 번복했다. 민주당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 센 특검법'을 원안대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전날 국민의힘과 3대 특검법과 관련해 했던 협상은 최종 결렬된 것으로 보면 된다”며 “(특검법 개정안을) 원안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원내대변인은 “전날 1차 협상을 진행했고 그 안을 가지고 최종적으로 본회의에 상정할 수정안 만드는 과정에서 당내 여러가지 이견들이 많이 나왔다”며 “그런 과정에서 다시 국민의힘에게 협상을 제시했지만 국민의힘이 받아들여주지 않아 결국 최종 협상 결렬이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와 만나 3대 특검의 수사 기간은 추가로 연장하지 않고, 수사 인력 증원도 필요한 인원에 한해서만 증원하기로 합의했다. 국민의힘은 대신 이재명 정부의 조직개편 내용 핵심인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를 위한 법 개정에 협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합의 직후 민주당 내부에서는 강성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들끓었다. 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특검법 개정은 수사인력 보강, 수사기간 연장 등으로 내란 수사와 권력형 부패 비리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굳이 합의가 필요치 않다"고 지적했다.
전현희 의원도 "3대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은 특검 수사인력 확대와 기간연장"이라며 "완전한 내란종식과 파도 파도 양파같은 김건희 국정농단 부패범죄를 철저히 수사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글을 올렸다. 박주민 의원은 "내란 종식은 협치의 대상이 아니라 역사를 바로 잡는 것"이라며 "수용할 것과 수용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어제 원내 지도부 발표는 당내 충분한 논의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이외에도 한준호·박선원·서영교 의원 등이 반대 행렬에 동참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양당 원내지도부 간) 협상안은 제가 수용할 수 없었고 또 지도부의 뜻과도 다르기 때문에 어제 바로 재협상을 지시했다"며 "김병기 원내대표도 고생을 많이 했지만 지도부의 뜻과는 많이 달라 어제 많이 당황했다"고 밝혔다. 협상을 진행했던 김병기 원내대표도 "(전날 야당과) 1차 논의를 해서 수용했을 뿐"이라며 "무엇보다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 특히 특검 기간 연장과 인원 규모에 다른 의견이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한 발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