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과 LG전자(066570)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두 회사는 LG전자가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냉난방공조(HVAC) 기술력과 SK(034730)이노베이션의 전력소비 절감 솔루션을 결합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과 LG전자는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AI 데이터센터 에너지-냉각 통합 솔루션 공동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MOU에 따라 LG전자는 냉각 분야에서 지닌 글로벌 경쟁력을 기반으로 △냉각수 분배 장치(CDU) △수·공랭 인버터 칠러 △냉각 제어 솔루션 등을 공급한다. SK이노베이션은 전력 공급 및 운영 최적화를 담당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AI기반 데이터센터 에너지 관리 시스템(DCMS), 보조전원(ESS 및 연료전지) 설계, 전력 피크 저감 솔루션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두 회사가 신사업인 AI 데이터센터 냉각 영역에서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 이번 협업으로 LG전자는 SK이노베이션의 DCMS 등 전원·운영 솔루션을 활용해 전력 공급 안정성과 전력 효율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 포트폴리오에 LG전자의 솔루션을 결합해 경쟁력을 높인다.
두 회사는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공동 기술협력 △파일럿 실행 △상품화로 이어지는 중장기 로드맵을 기반으로 포괄적 관계도 구축한다. 나아가 데이터센터 폐열 회수 및 활용 솔루션을 공동 개발해 에너지솔루션과 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에너지서비스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과 LG전자가 처음으로 에너지 관련 MOU를 맺은 배경에는 빠르게 성장하는 AI 데이터센터 관련 시장이 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전 세계 곳곳에 막대한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지으면서 전력 절감과 냉각 등 후방 산업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의 규모는 올해 1878억 달러에서 2032년 4248억 달러(약 589조 원)로 2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가 제대로 가동되기 위해선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잡는 게 필수다. 데이터센터 솔루션과 공조 기술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SK이노베이션과 LG전자는 이번 협업에 따라 각 사의 기술력을 앞세워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사업을 선점할 계획이다.
업계는 두 회사가 손을 잡고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시장에 뛰어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SK E&S와의 합병 이후 종합 에너지 분야에서 쌓아온 경쟁력을 토대로 올해 데이터센터 에너지솔루션 사업에 뛰어들며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기업인 BDC와 MOU를 체결한 바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에 국내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어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LG전자도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해 HVAC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몇 달 새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인도네시아의 AI 데이터센터에 냉각 솔루션을 잇달아 공급했다. 올해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수주를 전년 대비 3배 늘리고, 칠러 시장에서 2년 내 매출 1조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솔루션 사업단장은 “이번 협약으로 양사의 최적화된 기술력을 통합해 고객에게 검증된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턴키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부사장도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뿐 아니라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통합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양사의 기술 시너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