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AI의료기기 영토 확장” 삼성, 美·中 테크기업과 손잡는다

전자·메디슨 등 계열사 서밋서

구글·임퓨전·플렉시브에 손짓

영상 솔루션·로봇 등 협업 타진

유규태(앞줄 오른쪽 네 번째) 삼성메디슨 대표이사 등 삼성 의료기기 사업 관계자들이 지난달 말 삼성메디슨 강동 사옥에서 열린 ‘삼성 메디컬 AI 서밋’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메디슨유규태(앞줄 오른쪽 네 번째) 삼성메디슨 대표이사 등 삼성 의료기기 사업 관계자들이 지난달 말 삼성메디슨 강동 사옥에서 열린 ‘삼성 메디컬 AI 서밋’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메디슨




삼성이 계열사 역량을 총집결해 인공지능(AI) 의료기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스타트업들과의 인수합병(M&A)에 이어 주요 테크기업과 협력 범위도 넓히면서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가전·정보기기 시장이 수요 둔화로 성장이 정체되는 가운데 의료기기로 신시장을 확대하고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등 기존 사업과의 연계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 의료기기 사업부와 삼성메디슨·삼성리서치·소니오 등 의료기기 및 관련 솔루션 사업을 벌이는 계열사들이 삼성메디슨 강동 사옥에서 지난달 말 ‘삼성 메디컬 AI 서밋’을 개최했다. 유규태 삼성메디슨 대표이사를 비롯해 삼성메디슨이 지난해 영입한 필립스 출신 비제이 샴다사니 상무, 박정훈 삼성리서치 비주얼 테크놀로지 팀장 등 삼성 의료기기 사업의 주요 임직원이 참석했다.

삼성 메디컬 AI 서밋은 외부에는 비공개로 개최된 사내행사다. 계열사 간 에이전틱 AI와 멀티모달 거대언어모델(LLM) 등 최신 AI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고 의료기기 기술 비전과 로드맵을 공유하기 위한 취지다.



특히 삼성은 올해 행사에 미국 구글과 임퓨전, 중국 플렉시브 등 현재 AI 의료기기 사업에서 협력하고 있는 업체들을 초청하며 글로벌 사업 확대를 꾀했다. 구글은 AI 모델 ‘젬마3’를 의료 영상분야에 특화해 훈련한 변형 모델인 ‘메드 젬마’ 등을 통해 AI 의료 솔루션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영상 컴퓨팅·컴퓨터 비전 전문 업체인 임퓨전과는 의료영상 처리 솔루션 분야에서, 산업용 로봇 업체인 플렉시브와는 의료 로봇 등의 분야에서 협업을 타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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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최근 몇 년간 AI 의료기기·솔루션 사업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5월 프랑스 AI 의료기기 스타트업 ‘소니오’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젤스’ 지분 전량을 사들였다. 지난해 9월 성장 키워드 4개 중 하나로 ‘메드테크(의료기기와 기술 결합)’를 제시하기도 했다. 삼성메디슨은 최근 강원 홍천공장 증설에 착수했다. 현재 1만 9000여 대의 연간 생산능력을 2030년 4만 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시절 5대 신수종 사업으로 꼽혔지만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의료기기 산업에서 AI 도입을 기점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AI 의료 시장 규모는 2021년 110억 달러에서 2030년 1880억 달러(약 26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IT 기기 역량을 헬스케어에 접목해 신사업을 발굴할 기회도 열려있다. 갤럭시워치를 비롯해 갤럭시버즈·갤럭시링 등 삼성 웨어러블 제품을 통해 일상의 건강을 돌보는 웰니스 분야와 의료 분야를 연결하는 커넥티드 케어 사업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추진 성과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워치를 활용한 세계 최초의 심부전 조기진단 보조 기능을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전 세계 100여 개 이상 대형 병원에 도입돼 매월 10만 명 이상 사용 데이터를 쌓으며 신뢰성도 확보했다. 귀 주변에서 뇌파(EEG)를 측정할 수 있는 이어셋 형태의 웨어러블 장치도 개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AI 의료 솔루션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IT제품 라인업을 갖춘 만큼 AI 의료기기 사업과 시너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노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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