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희토류에 대노한 트럼프 “習과 만날 이유 없어…관세 대폭 인상”[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경주 APEC에 대형 변수

트럼프 "中서 매우 이상한 일들 벌어져"

"中, 전세계 '인질'로 잡는 것 허용 안돼"

中, 9일 희토류 수출통제 대상 발표

트럼프 "가자 휴전날 수출 통제…타이밍 우연이었나"

"美, 中보다 강한 독점 포지션 보유"

뉴욕증시 급락…S&P -1.6%, 나스닥 -2.3%

지난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지난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에 강력 반발하며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또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도 예고했다.



10월 말 미중 정상회담을 잡아 놓은 상황에서 중국은 희토류 규제, 미국은 정상회담 불발 및 대규모 관세를 무기로 서로 벼랑 끝 대치를 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됐던 미중 관계는 급속히 냉각되기 시작했다. 이 여파로 뉴욕증시는 1~2%대 급락세를 기록 중이다. 아울러 코 앞으로 다가온 경주 APEC에도 대형 변수가 등장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 회의에서 시진핑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이 생각하는 배경으로 중국의 희토류 규제를 들었다. 그는 "매우 이상한 일들이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그들은 매우 적대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 서한을 보내 '희토류' 생산과 관련된 모든 요소에 대해 수출 통제를 하겠다고 통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이런 것을 본적이 없다"며 "이는 본질적으로 시장을 막고 세계 거의 모든 국가, 특히 중국의 삶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 같이 갑작스러운 무역 적대 행위에 대해 매우 분노한 다른 나라들로부터 연락받고 있다"며 "지난 6개월간 우리와 중국의 관계는 매우 좋았기 때문에 중국의 이런 조치는 더욱 뜻밖"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중국이 전 세계를 '인질'(captive)로 잡는 것은 결코 허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9일 중국 상무부는 사마륨·디스프로슘·가돌리늄·터븀·루테튬·스칸듐·이트륨 금속과 사마륨-코발트 합금, 터븀-철 합금, 디스프로슘-철 합금, 터븀-디스프로슘-철 합금, 산화 디스프로슘, 산화 터븀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했다. 이 물자들은 수출 시 중국 상무부가 발급한 이중용도 물자(군용으로도 민간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물자) 수출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시행은 내달 8일이다. 이를 두고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미국에 대한 기선제압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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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정책을 발표한 타이밍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를 삼았다. 그는 "3000년 동안의 싸움 끝에 중동에 평화가 있는 날 (중국의 희토류 통제가 발표됐다)며 "그 타이밍이 우연이었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가자 평화구상에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한 날 중국이 희토류 통제안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보다 훨씬 강한 독점 포지션을 갖고 있다"며 "나는 단지 그것들을 사용하기로 선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희토류 생산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가진 중국이 이를 무기화하는 것에 대해 미국도 독점적 생산권을 가진 품목을 갖고 있다고 으름장을 놓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방금 내놓은 적대적 '명령'(order)에 대해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그들의 조치에 재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 순간 검토하는 정책 중 하나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이라고 밝혔다. 또 “진지하게 고려되고 있는 다른 많은 대책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장문의 글을 통해 중국을 강력 비판했다. 통상 시장에 영향을 주는 정책들은 뉴욕증시가 마감한 후에 발표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특징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장이 열린 오전에 이 같은 말폭탄을 던졌다. 이 여파로 미 동부시각 10일 오전 11시 40분 현재 다우지수는 1.2%, S&P500은 1.6%, 나스닥은 2.3% 급락 중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과 관련한 협상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며 "세계 2대 경제대국 간에 새로운 무역 긴장을 예고하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을 구독하시면 트럼프의 정책이 한국의 경제·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을 구독하시면 트럼프의 정책이 한국의 경제·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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