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최근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단기적으로 경기 부진이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의 경제 회복과 정보통신(IT) 경기 반등 등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주택시장은 높은 대출금리와 매매·전세 가격의 연쇄 하락 등으로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21일 한은은 임시국회 업무보고를 통해 “우리 경제는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경기 부진이 심화됐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대외여건이 개선돼 성장세는 회복되는 반면 물가 오름세는 점차 둔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먼저 소비자물가는 국제 유가 하락과 경기 둔화 등으로 오름세가 점차 축소되겠으나 누적된 비용상승 압력이 반영되면서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80달러로 반등한 만큼 물가 상방 리스크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공공요금도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에 대한 2차 파급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국내 경기는 단기적으로 수출 부진과 소비 회복세 약화 등으로 지난해보다 성장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중국 경제 회복과 IT 경기 반등으로 하반기엔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IT 수출 부진 등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면서 개선이 더디겠지만 연간으로는 흑자를 낼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통화정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일본 통화정책 변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으로 대내적으로도 부동산 경기 위축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한은은 주택 거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규제 완화 등으로 매매 가격 하락 폭은 축소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주택시장은 높은 대출 금리와 매매·전세가격의 연쇄 하락 등으로 당분간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매수 심리의 급격한 위축을 막아 주택 가격 하락 속도를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