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블랙리스트' 논란 中 기업, 올해 세계 최대 IPO 기록…상장 첫날 16% 급등

非달러 자산 선호 속 글로벌 투자자 몰려

46억 달러 모으며 올해 최대 규모 IPO 기록

헝가리 공장 설립 추진…“탄소중립 선도”

중국 배터리 대기업 CATL의 로빈 정 회장(오른쪽)이 20일 홍콩에서 열린 CATL의 홍콩 증시 상장 첫 거래를 알리는 행사에서 징을 울리고 있다. AFP연합뉴스중국 배터리 대기업 CATL의 로빈 정 회장(오른쪽)이 20일 홍콩에서 열린 CATL의 홍콩 증시 상장 첫 거래를 알리는 행사에서 징을 울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중국의 CATL이 홍콩 증시에 상장한 첫날 주가가 약 16% 급등하며 올해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기록을 세웠다. 미국의 견제에도 CATL의 기술력과 성장성을 높이 산 글로벌 투자자 덕에 약 6조 3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해외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CATL은 20일 홍콩 증시에서 공모가(263홍콩달러) 대비 16.4% 오른 306.20홍콩달러에 거래됐다.

CATL은 이번 상장을 통해 최소 46억 달러(약 6조 3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이뤄진 IPO 중 최대 규모다. 초과 배정 옵션이 실행될 경우 조달 규모는 최대 53억 달러(약 7조 4000억 원)까지 늘어난다.





조달한 자금의 약 90%는 헝가리에 건설 중인 총 73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로빈 정 CATL 회장은 상장식에서 “우리는 단순한 배터리 제조 업체를 넘어 탄소 중립 경제의 선도자가 될 것”이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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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CATL의 기술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테슬라·BMW·폭스바겐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CATL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올해 1·2월 기준 점유율 38.2%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인 비야디(BYD)의 점유율은 16.9%로 격차가 크다.

CATL은 지난해 기준 매출 500억 달러, 순이익 7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최근에는 단 5분 충전으로 520㎞ 주행이 가능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증권사 제프리스의 중국 리서치 책임자인 존슨 완은 “현재 CATL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7배에 불과해 향후 50% 이상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흥행에는 달러 자산 비중을 줄이려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산 다변화 수요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BNP파리바는 “유망 기업의 상장과 함께 환 위험을 분산하려는 수요가 맞물리면서 홍콩달러 환율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홍콩 금융 당국은 이달 들어 홍콩달러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170억 달러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올 1월 CATL을 중국군과 연계된 기업으로 간주해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올렸지만 투자자들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 미국계 투자은행들이 상장 주관사로 참여했고 미국계 자산운용사들도 대거 투자자로 나섰다.

시장에서는 CATL의 성공적인 데뷔가 다른 중국 빅테크들의 홍콩 증시 진출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국제금융공사(CICC)는 “중국 본토는 유동성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홍콩은 유연한 자금 조달 창구로서의 역할이 점차 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상적으로 홍콩에 상장된 본토 기업의 주가는 내륙 증시에 비해 약 25% 낮은 할인율이 적용되지만 CATL은 투자자 수요가 높았던 만큼 약 10% 수준의 할인율만 적용하고도 상장에 성공했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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