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치킨게임 심화되는 中전기차 시장…판매마진 4년새 '반토막'

中 지난달 신차 평균 16.8% 할인 판매

R&D·물류 비용 상승 판매마진 10% 뚝

"소형사 M&A 늘어날 것…車산업 개편"





세계 최대 전기차(EV) 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전기차 제조 업체 간 치킨게임이 심화하면서 수익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시장점유율을 사수하려는 출혈경쟁이 이어지며 비야디(BYD) 등 일부 선두 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투자은행(IB) JP모건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중국 본토 자동차 제조 업체들이 평균 16.8%의 할인 판매를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3월(16.3%)에 이어 역대 최고 수준의 할인율로, 지난해 평균 할인율 8.3%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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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자동차 제조 업체 대부분이 적자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는 데 있다. 니오는 지난해 약 40만 대를 판매했지만 30억 위안의 적자를 냈다. 약 38만 대를 판매한 샤오펑은 25억 위안 적자, 15만 대를 팔아치운 지커는 5억 위안 적자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 투자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앞다퉈 할인 경쟁에 나서다 보니 팔수록 손해를 보는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까지 이어지면서 원자재 및 물류 가격 부담도 커지고 있다. JP모건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연구 책임자인 닉 라이 애널리스트는 “올해 전기차 가격경쟁이 치열해졌으나 수요는 그다지 늘지 않았다”며 “할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의 재무 성적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판매 가격이 떨어지면서 마진은 더욱 쪼그라들고 있다. 상하이 기반 전기차 데이터 제공 업체 시엔EV포스트의 창립자 장 파테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차량 마진은 2020년 약 20% 수준에서 지난해 10%로 크게 줄었다. 그는 “거의 모든 업체가 가격경쟁의 희생자”라며 “경쟁에서 이탈하면 판매가 줄어들어 순익 달성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쟁에서 밀리는 중소형 기업들은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대형 기업에 인수합병(M&A)되는 사례가 잇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정부도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구조조정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중복 투자와 과잉생산 등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 위주로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의도다. 앞서 올 2월 국유기업인 창안자동차와 둥펑자동차가 합병했던 것이 그 신호탄이다. 중국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향후 10년 동안 ‘2+5’ 구조로 정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판매 톱10위권에 진입한 BYD와 지리자동차를 필두로 나머지 국유기업과 민간기업이 5개로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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