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청년 니트족’ 한국만 증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 공약 내놓아라

이달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일자리박람회에 몰린 구직자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이달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일자리박람회에 몰린 구직자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청년 중 학업·취업·훈련 상태가 아닌 ‘니트(NEET)’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11개국 중 유일하게 2014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한국의 15~29세 청년 중 니트 비중은 2022년 18.3%로 2014년의 17.5%보다 높아졌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20.9%)보다는 낮아졌지만 OECD 청년 니트 비중 평균이 2014년 15.7%에서 12.6%로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한국 청년층의 무기력은 날로 심화하는 추세다. 학업이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15~34세)은 지난해 59만 명에 달해 2015년 대비 19만 7000명 늘었다. 이들 중 38.1%가 ‘쉬었음’ 상태가 된 이유로 ‘구직 의욕 부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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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일할 의지를 잃고 경제 활동을 포기한 것은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직된 노동시장과 불확실한 경제 여건 탓에 고용 한파가 지속되고 대기업 채용이 경력직 위주로 재편되자 많은 청년들이 아예 구직을 단념하고 사회적 고립을 택하고 있다. 상황이 나아질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0%대로 전망되면서 일자리 위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6·3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공약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는 뒷전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기업 활동을 외려 위축시킬 수 있는 노란봉투법과 정년 연장 추진을 내세우면서 구직 지원금 확대와 같은 ‘퍼주기’ 정책만 청년 고용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신입 사원 공채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는 공약을 냈지만 구체적 실천 방안은 담지 못했다.

청년들이 기회와 의욕을 잃고 주저앉는다면 미래 성장은 기대할 수조차 없게 된다. 대선 후보들은 장밋빛 ‘성장’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성장 동력을 재점화하고 청년들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실질적인 공약을 내놓아야 한다. 일자리 창출의 주체인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채용을 늘릴 수 있도록 규제를 혁파하고 노동시장 구조를 개혁해야 경제를 재도약시키고 청년들의 미래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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