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대문로에 위치한 한가람 한정식의 김봉찬 대표는 2017년부터 신한은행과 거래를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신한 SOHO 사관학교’ 프로그램을 수료했고 이 과정에서 연간 6억~7억 원이던 매출이 25억 원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김 대표는 지난해 2월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매장이 전소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때 신한은행이 김 대표를 돕기 위해 나섰다. 온라인 상품인 연잎밥을 대량 구매해 고객 선물로 활용했고 SOHO 사관학교 수료자들과 함께 각종 지원 활동을 폈다. 그렇게 한가람 한정식은 2개월 만에 재건에 성공했고 지금은 해외 진출 및 법인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7일 창립 43주년을 맞는 신한은행의 꾸준한 소상공인 지원이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은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방침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서민과 소상공인 지원을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982년 7월 7일 직원 280여 명에 지점 3개, 납입 자본금 250억 원으로 출범했다.
재일 교포들의 자금을 모아 시작한 후발 주자였던 까닭에 신한은 기존 은행과 다른 전략을 구사했다. 대표적인 것이 ‘동전 카트’다. 은행은 1991년 바쁜 시장 상인들을 위해 카트를 도입해 서울 경동시장과 동대문·남대문 시장, 부산 자갈치 시장 등을 돌아다니며 장사에 필요한 소액권과 동전을 제공했다. 신한은행의 관계자는 “현금 수요 감소로 지금은 동전 카트를 운영하지 않지만 소상공인들을 위해 은행원이 직접 일일이 찾아다녔던 것은 신한만의 자부심이자 긍지”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상공인 지원은 현재 진행형이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은행장 시절 사업 기획부터 출시까지 준비한 상생 배달앱 ‘땡겨요’는 2%라는 낮은 수수료와 광고비 무료를 통해 소상공인을 돕고 있다. 땡겨요는 지난달 말 기준 회원 517만 명에 가맹점만 23만 7000개에 달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신한은행은 가계대출 금리가 두 자릿수인 이들을 대상으로 금리를 연 9.8%로 일괄 인하하고 서민 신용대출 신규 시 조건 없이 금리를 1%포인트 낮춰주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상생금융 패키지’를, 2023년에는 ‘소상공인 금융 취약계층 상생금융 종합지원’을 했다. 자영업자들의 경영 전략과 마케팅 수립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신한 SOHO 사관학교’ 프로그램 역시 지금까지 34개 기수를 배출했다. 신한은행의 관계자는 “은행의 해외 법인을 활용해 소상공인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컨설팅 프로세스를 더 강화할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