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이 되살아난 박성현과 미국 진출을 노리는 황유민은 대회 첫 날 같은 조가 됐다. 한 조 맞대결이지만 인기가 많고 인정도 넉넉한 두 선수는 경쟁심보다는 서로에게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이다. 이심전심이었을까.
2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의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롯데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두 선수가 나란히 5언더파 67타를 치고 공동 8위에 올랐다. 8언더파 64타를 치고 단독 선두에 나선 이와이 아키에(일본)와는 3타 차이다. 흥미롭게도 두 선수는 똑같이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았다.
박성현에게는 이번 노보기가 상당히 의미가 크다. 2023년 이후 처음 기록한 노보기 라운드이기 때문이다. 2022년 딱 한 차례 노보기 라운드를 했던 박성현은 2023년에는 노보기가 없었고 2024년은 병가를 내고 한 해 쉬었다. 올해도 33라운드에서 보기 없는 경기를 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두 선수의 버디 사냥 스타일은 완전히 달랐다. 황유민은 5개 버디 중 4개를 파5홀에서 잡았고 반대로 박성현은 파5홀에서는 단 1개의 버디도 잡지 못했다. 두 선수가 동시에 버디를 잡은 홀은 파3홀 1개뿐이었다.
10번 홀로 출발한 두 선수 중 먼저 버디를 잡은 건 ‘후배’ 황유민이다. 처음 맞이한 파5홀인 11번 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선배’ 박성현이 첫 버디를 잡은 것 14번 홀(파4)이었다. 15번 홀(파3)에서는 두 선수가 나란히 두 번째 버디를 잡았다. 하지만 이후 박성현은 17번(파4), 4번(파3), 7번 홀(파4)에서 버디를 획득했고 황유민은 18번(파5), 1번(파5) 그리고 5번 홀(파5)에서 버디를 사냥했다. 경로는 달랐지만 결과가 같았던 두 선수는 경기 후 기분 좋게 서로를 껴안았다.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주인공은 작년 이 대회 챔피언 김아림이다. 4연속 버디를 포함해 6개 버디를 잡은 김아림은 6언더파 66타를 치고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효주를 비롯해 이소미, 양희영, 이정은5도 4언더파 68타를 치고 공동 11위에 자리했고 3언더파 69타로 분전한 전인지는 세계 랭킹 2위 넬리 코르다(미국)와 함께 공동 25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