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추석연휴 여긴 어떨까' 경기도 당일치기 여행지 6選

의왕 청계산맑은숲공원 등 수도권 인접 명소

대중교통 등 접근성 뛰어나


유례없이 긴 추석연휴. 친척집 방문이나 성묘로 바쁘게 보내다 보면 당일치기로 가볍게 나설 수 있는 여행 생각이 간절할 수 있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길게 시간을 내지 않아도 좋은 곳은 어디에 있을까. 짧지만 특별한 추억을 남기는 여행지 6곳을 경기관광공사의 안내로 알아본다.

의왕 청계산맑은숲공원. 사진 제공 = 경기관광공사의왕 청계산맑은숲공원. 사진 제공 = 경기관광공사





◇숲과 계곡에서 일상을…‘의왕 청계산맑은숲공원’

청계산 남쪽 자락의 청계산맑은숲공원은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곳 중 하나다. 공원 입구부터 자욱과 나무 향과 흙 내음이 방문객을 반긴다. 높다란 나무들 사이로 데크 길이 이어져있고 그 옆으로 깨끗한 계곡물이 흐른다.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과 계곡 물소리가 어우러지면서 상쾌한 공기를 들이킬 수 있다. 계곡 캠핑 의자를 펼치면 그곳이 바로 힐링공간이 된다. 공원 상류 끝자락에는 오랜 역사를 품은 청계사가 자리잡고 있어 당일치기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불교에서 신성한 꽃으로 불리는 ‘우담바라’가 핀 곳으로 유명한 청계사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기품이 있는 사찰로 유명하다. 신라시대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고찰의 정취와 목탁 소리는 복잡한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사색의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고양 나들라온. 사진 제공 = 경기관광공사고양 나들라온. 사진 제공 = 경기관광공사


◇아빠가 군인이었을 말이야…‘고양 나들라온’

한강 하구는 임진강과 맞닿아 국가 안보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실제로 1980년 이곳에선 무장 공비들 침투 시도가 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강 하구에는 지역을 경계하던 군인들의 군막사 또한 여럿 있었다. 나들라온은 여러 군막사 중 병력 일부가 철수한 곳을 새롭게 단장한 곳이다. 과거에는 ‘통일촌 군막사’로 불렸다. 시민과 여행객을 위한 쉼터로 새단장 하면서 ‘나들이’를 뜻하는 ‘나들’과 ‘즐거운’의 순우리말 ‘라온’을 합쳐 이름을 정했다.

내부에는 군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여군과 남군 내무반을 재현한 방에 들어서면 각 잡힌 침구와 군복, 배낭 등이 마치 실제 내무반에 온 것 같다. 평상 끝 옷걸이에는 여분의 군복이 걸려있어서 직접 입고 병영 체험도 할 수 있다. 넓은 휴식공간에는 소파와 테이블이 갖춰져 있어서, 세련된 고급 카페에 온 듯한 기분도 든다. 외부인 나들라온 뒤편에는 군인들이 한강 하구의 철책 경계 근무를 위해 드나들던 자유로 지하통로가 그대로 남아있다. 통로를 빠져나가면 지금은 자전거길이 조성된 철책을 만날 수 있다. 자전거 여행이나 걷기 여행으로도 안성맞춤이다.



◇3000 원으로 예술충전…‘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은 숲 속 숨겨진 예술 쉼터다. 청계산 북서쪽 자락에있어 미술관으로 가는 길목 자체가 산책로다. 서울대공원, 국립박물관과 인접해 있을 뿐 아니라 지하철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까지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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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미술품은 백남준 작가의 ‘다다익선’이다. 1003대의 TV 모니터로 구성된 작품의 높이는 약 18.5m로 백남준 작품 중 최대 규모이다. ‘88 서울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1987년 설치했으며 이후 미술관의 상징이 되었다. 미술관의 핵심 전시장은 다다익선이 설치된 원형 홀을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상설 전시는 ‘한국근현대미술Ⅰ’과 ‘한국현대미술Ⅱ’ 두 곳으로 나뉜다. ‘한국근현대미술Ⅰ’에는 20세기 전반에 제작된 작품 145여 점을 소개하고 있고, ‘한국현대미술Ⅱ’에는 20세기 후반에 제작된 작품 120여 점을 소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장까지 갖추고 있어 전시 규모가 매우 방대하다. 따라서 모든 작품을 한번에 감상하겠다는 욕심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 위주로 감상하는 것이 좋다.



◇조선왕조와의 만남…‘구리 동구릉’

아홉 개의 능이 모여있는 동구릉은 조선 왕릉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입구를 지나자마자 만나는 숲은 정갈하면서도 평화롭다. 울창한 소나무들 사이의 굽은 길이 인상적이다. 첫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수릉, 현릉, 휘릉, 건원릉, 목릉이 이어지고, 좌회전을 하면 숭릉, 혜릉, 경릉, 원릉을 만날 수 있다. 직진해서 만나는 능 중에서 가장 중요한 능은 건원릉이다. 건원릉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능으로 다른 능과는 달리 억새로 덮여 있는게 특징이다. 얼핏 관리하지 않은 능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는 고향인 함흥의 억새를 심어달라는 태조의 유언에 따른 것이다. 능 아래에는 정자각과 신도비가 있다. 정자각은 제향을 지내는 건물이고 신도비는 태조의 건국 과정과 생애, 업적 등을 새겨놓은 비석이다. 좌회전해서 만나는 능 중에는 숭릉이 주목을 받는다. 조선 왕릉 정자각 중에서 유일하게 팔각지붕 정자각이 남아있는 곳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높아 모두 보물로 지정됐다.

찬란했던 과거와 고요한 현재가 공존하는 왕릉에서 번잡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사색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생기가 쏟아진다…‘연천 재인폭포’

처음 재인폭포를 접한 사람이라면 잠시 말을 잊게 된다. 계곡을 따라 산책로를 걷다가 문득 마주치는 폭포의 웅장함에 압도되기 때문이다. 2개의 폭포 높이가 18m에 이르는데 주상절리 지형의 주변 풍경과 어우러지면서 일대 장관을 이룬다. 절벽 위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바람을 타고 흩어지면 무수한 물방울들이 사방에 퍼진다. 재인폭포는 전망대에서 협곡을 마주하고 감상해도 아름답지만 출렁다리에서 보는 모습과 데크길을 따라 폭포 아래에서 보는 모습이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이왕 방문했다면 다양한 모습을 보는 걸 추천한다. 폭포 이름 ‘재인’은 광대를 뜻하는 ‘材人’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여기에는 슬픈 전설도 전해온다. 아주 옛날 금실 좋은 부부가 있었는데 남편의 직업은 재인이었고 아내는 매우 아름다웠다. 아내에게 흑심을 품은 마을 원님이 남편에게 폭포에서 줄을 타라는 명을 내렸고 줄을 타던 남편은 원님이 줄을 끊어버리는 바람에 폭포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원님의 수청을 들게 된 아내 역시 원님의 코를 물어버리고 자결했다는 전설이다.



◇처음처럼 설렌다…‘이천 처음책방’

‘처음’이란 단어가 갖고 있는 매력은 언제나 사람을 설레게 한다. 첫사랑, 첫눈, 첫키스…. 깨지지 쉬운 그러나 오래도록 기억되는 이 단어가 책방 이름에 붙었다. 처음책방은 여느 책방과는 조금 다른 책들을 판매한다.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은 고서 급에 가까운 도서부터 2000년대의 최근 도서들까지 다양하지만 죄다 초판본들이다. 서적은 2쇄, 3쇄 혹은 재판이나 삼판을 거치며 조금씩 수정되는 일이 잦다. 오류를 바로잡거나 내용을 보완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초판은 원초적 매력을 지니고 있다. 처음책방의 모든 책들이 판매용은 아니다. 다시는 구할 수 없는 수준의 초판본은 전시용이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집중 하나로 꼽히는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와 김영랑 시인의 ‘영랑시집(1935)’ 같은 것들이다. 그중에는 잡지와 신문 등도 있다. 잡지와 신문은 매일 혹은 매달 태어나고 사라지는 간행물이니만큼 시효성이 매우 짧아서 보관하는 이가 드물다. 그러나 처음책방에 전시된 잡지와 신문들은 놀랍게도 모두 창간호다. 책장에 꽂혀 있는 수만 권의 책들을 살펴보고 있자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시간 역주행이 낯설지 않아진다.

수원=손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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