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다카이치 "일본은행과 소통" 강조했지만…시장 "금리인상 어려울듯"

금융완화 지지·1년전 "금리인상은 바보"

자민총재 선출후 "경제정책 책임은 정부"

금리 회의 전 '정책 발맞추라' 주문 해석

다카이치 사나에(왼쪽) 일본 총리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EPA·AFP연합뉴스다카이치 사나에(왼쪽) 일본 총리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EPA·AFP연합뉴스




대규모 금융 완화를 지지하며 금리인상에 신중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취임하면서 일본은행의 10월 조기 금리 인상이 멀어졌다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2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밤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금융정책과 관련해 “일본은행이 정부와 충분히 긴밀하게 연계하며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도 “매크로 경제 정책의 최종적인 책임은 정부가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1년 전 “금리를 지금 올리는 것은 바보”라며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을 비판했던 것과 비교하면 어조가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며 일본은행에 대한 견제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총재에 당선된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도 “재정정책이든 금융정책이든 책임을 지는 것은 정부”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금융정책 수단은 일본은행에 맡긴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정부 정책과 발맞출 것을 촉구하며 다음 주(29~30일) 열릴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 앞서 다시 한 번 시그널을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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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총리가 강력한 통화 완화 정책으로 대표되는 ‘아베노믹스’의 계승을 내걸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조기 금리 인상이 멀어졌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도단리서치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교환하는 스와프시장(OIS·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와프)의 금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21일 기준 10월 인상 확률은 11%에 그쳤다. 12월이 51%로 가장 높았고, 내년 1월이 20%였다. 고노 류타로 BNP파리바증권 수석연구원은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의 금리인상을 메인 시나리오로 봤지만, 다카이치 총리 취임으로 내년 초 이후로 금리인상이 미뤄질 가능성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와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자세를 강화하면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를 가속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엔저로 물가가 오르면 다카이치 총리 스스로 내건 ‘고물가 대책’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짚었다.

한편 정치 안정 기대감에 전날까지 급등해 5만엔 선을 넘보던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평균)는 이날 소폭 하락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닛케이는 “다카이치 총리 지명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왔다”며 “새 내각이 출범하면서 일단 국내 정국이 고비를 넘긴 만큼 단기적인 재료 소진감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금리인상의 난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엔 매도·달러 매수가 이어지면서 이 엔·달러 환율은 151엔대 후반까지 오르는 등 엔저(환율 상승)가 진행됐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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