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이 22일 2026년 시즌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과 세 번째 시즌을 맞는 서울시향은 ‘빛과 그림자’를 주제로 말러, 모차르트, 브루크너, 베토벤 등 대작 교향곡을 중심으로 내년 무대를 꾸민다.
이번 시즌 서울시향은 총 37회의 공연을 준비했다. 츠베덴 음악감독은 인간의 내면과 운명을 탐구하는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과 천상의 평온을 그린 4번을 통해 ‘말러 교향곡 전곡 녹음 프로젝트’를 이어간다. 2024년 교향곡 1번 ‘거인’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2025년 2번과 7번에 이어 내년 4번·6번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이외에도 브루크너 교향곡 4번 ‘낭만적’,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등 대규모 교향곡의 정수를 무대에 올리며, 예술적 진폭과 서사를 동시에 담아낸다. 츠베덴은 “서울시향이 가진 에너지와 통찰을 통해 빛과 어둠, 삶과 예술의 이중성을 음악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10월에는 츠베덴의 지휘로 2주간 ‘모차르트 페스티벌’이 열린다. 교향곡 41번 ‘주피터’와 ‘레퀴엠’을 중심으로 한 이번 시리즈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르노 카퓌송, 비올리스트 강윤지, 피아니스트 루카스·아르투르 유센 형제 등이 참여한다. ‘레퀴엠’ 무대는 소프라노 홍주영,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손지훈, 바리톤 이동환, 국립합창단이 함께해 장엄한 합창의 순간을 만든다.
조너선 노트, 필리프 조르당 등 명지휘자들과의 협업도
서울시향은 2026년에도 세계 명지휘자들의 내한 무대를 잇달아 선보인다. 빈국립오페라 음악감독 필리프 조르당이 1월 서울시향과 첫 호흡을 맞추고, 6월에는 조너선 노트, 7월에는 핀란드 출신 여성 지휘자 수산나 멜키가 포디움에 선다. 마르쿠스 슈텐츠, 한누 린투, 한국의 김선욱, 최수열 지휘자도 무대를 이끈다.
또한 오스트리아 거장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 ‘맨발의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 포르테피아노 명연주자 크리스티안 베자위덴하우트 등 세계 정상급 협연자들이 서울시향과 첫 무대를 가진다. K클래식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 첼리스트 한재민, 소프라노 황수미와 홍주영 등 국내 아티스트와의 협업도 한층 강화됐다.
동시대 한국 작곡가들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2006년생 신예 이하느리의 신작을 비롯해 윤이상, 진은숙, 신동훈 등 현대음악 거장들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이외에도 서울시향은 미국, 슬라브, 오스트리아, 체코, 한국 등 다양한 지역의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실내악 시리즈 ‘체임버 클래식스’를 새롭게 기획했다. 해설이 더해져 청중이 작품의 구조와 배경을 이해하며 감상할 수 있는 무대로 꾸민다.
올해도 ‘패키지 피케팅’ 예고…정상가 대비 20~30% 할인
2026년 공연 티켓은 11월 18일부터 순차적으로 판매된다. 18일에는 전체 패키지, 21일에는 ‘MY SOUL 패키지’, 25일에는 개별 티켓이 오픈된다. 전체 패키지는 30%, MY SOUL 패키지는 20% 할인 혜택이 제공되며, 서울시향 홈페이지 회원은 개별 공연을 10% 할인된 가격으로 예매할 수 있다.
16개 관현악 공연을 모두 볼 수 있는 전체 패키지의 정상가는 R석 기준 192만원이지만, 30% 할인해 134만4000원에 판매한다. S석과 A석은 각각 105만원과 68만6000원, B석은 35만4000원에 판매한다.
‘MY SOUL 패키지’는 츠베덴이 지휘하는 공연(M), 서울시향이 추천하는 명곡(Y), 예술의전당 공연(S), 월 1회 공연(O), 해설이 있는 실내악(U), 롯데콘서트홀 공연(L) 등 6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지난해의 경우 개별 패키지가 하루 만에 매진됐으며, 2023년 경우 전체 패키지가 3시간 만에 다 팔려나갔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2026년 시즌은 대작 교향곡의 정수를 중심으로, 세계적 예술가와 한국 음악가들이 함께 만드는 도전의 무대가 될 것”이라며 “얍 판 츠베덴과의 세 번째 여정을 통해 서울시향의 예술적 정체성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