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028670)이 LS(006260) 지분 0.24%를 신규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팬오션의 대주주인 하림그룹은 호반그룹과 밀월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데, LS그룹과의 분쟁에서 호반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은 올해 5월 LS 지분 0.24%를 123억 원에 취득했다. 보통주 7만 6184주를 취득했는데, 팬오션은 출자 목적이 단순 투자라고 밝혔다.
벌크선사인 팬오션이 사업적으로 관련이 없는 LS 지분을 취득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LS그룹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호반그룹에 힘을 보태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호반의 자회사인 대한전선(001440)은 LS 계열사인 LS전선과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관련 기술 유출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미 호반은 LS의 지분을 3% 이상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부터 LS 지분을 사들이는 기타법인이 있는데, 이 법인이 호반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호반그룹 계열사 중 상장사는 대한전선 하나인 것에 비해 LS그룹은 지주사인 LS뿐 아니라 LS일렉트릭, E1(017940) 등 주요 계열사가 상장돼 있다. 이에 LS 지분을 직접 취득해 경영권 위협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며 LS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상법상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가진 주주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이 가능하고 회계장부 열람권, 주주제안권 등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상법 개정안을 통해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이 확대되는 등 주주가 기업의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면서 호반그룹이 소수 지분만 보유해도 LS그룹에 대한 효과적인 공세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해석이 제기되는 배경에는 팬오션의 대주주인 하림그룹과 호반그룹의 밀월 관계에 있다. 하림그룹이 컨테이너 선사인 HMM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2023년 호반그룹은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 지원을 시도했다.
호반그룹은 같은 해 팬오션으로부터 한진칼 지분 5.85%도 매입했다. 호반그룹은 2022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팬오션에게 이 지분을 넘겼는데, 1년 만에 다시 되찾아온 것이다. 호반그룹은 한진그룹을 대상으로도 지분 18.5%를 확보하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두 그룹은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호반그룹이 2019년 설립한 프로젝트금융투자자회사(PFV)인 ‘자양5구역피에프브이’에도 하림그룹은 하림지주(003380)가 28.05%의 지분을 취득해 주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