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100억 달러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 25개월 연속 흑자로 5월 기준 역대 세번째로 흑자폭이 컸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수입이 줄어 상품수지 흑자 폭이 늘었고 외국인 배당 등 계절적 요인이 사라지면서 본원소득수지가 흑자 전환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101억 4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흑자 규모는 전월(57억 달러)이나 지난해 5월(90억 9000만 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5월 기준으로는 2021년(113억 1000만 달러)과 2016년(104억 9000만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흑자 폭이다.
올해 들어 5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351억 1000만 달러)는 지난해 같은 기간(270억 6000만 달러)보다 29.7% 가량 많다.
항목별로 보면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가 5월 106억 6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전월(89억 9000만 달러)보다 17억 달러 가량 불었다. 지난해 5월(88억 2000만 달러)보다도 18억달러 이상 많다.
수출이 일부 감소했지만 수입도 줄어 상품수지 흑자 폭이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품목의 호조에도 미 관세의 영향을 받는 자동차·철강의 부진으로 569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해 작년 5월보다 2.9% 줄었다. 수입(462억 7000만 달러)은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석탄(-31.6%)·석유제품(-30.0%)·원유(-14.0%) 등 원자재 수입이 줄어 전월 대비 7.2%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22억 8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전월(-28억 3000만 달러)과 비교해 줄었지만 작년 같은 달(-12억2000만 달러)보다는 커졌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9억 5000만 달러)의 경우 5월 연휴 중 해외 여행객 증가로 적자가 4월(-5억 달러)보다 늘었다.
본원소득수지는 4월 1억 9000만 달러 적자에서 5월 21억 500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4월 외국인 대상 배당 지급이 집중되는 계절적 요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5월 중 67억 1000만 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1억 3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3억 2000만 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채권을 중심으로 100억 9000만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 역시 채권 위주로 122억 7000만 달러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