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에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구조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기후변화와 지역 소멸, 저출생 등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문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 학계가 한자리에 모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가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의 제안으로 지난해 첫선을 보였던 사회적가치 페스타는 올해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26일까지 열린다.
지난해 행사가 ‘함께 모여 생각해보자’에 무게가 실렸다면 올해는 ‘사회적 가치의 평가 측정 방법’과 ‘보상 구조’를 고민하는 자리로 만들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동행하고 있는 최 회장은 영상 개회사를 통해 “단순한 대화의 장을 넘어 기업이 사회적 가치의 본질을 체감하고 시민사회와 함께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공동의 학습장”이라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과 함께 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문제를 일으키는 곳에 벌을 주는 방식으로 접근했지만 지금은 문제를 해결하는 곳에 더 많은 기회를 주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사회문제 현황과 해결 성과를 정확히 측정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한 성과 기반 보상 구조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지난해 “사회적 가치는 같이할수록 임팩트가 커진다. 다양한 영역의 주체들이 힘을 합치면 ‘콜렉티브 임팩트’를 창출할 것”이라며 개념과 효과를 강조했다면 올해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 이해관계자들의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문제 의식을 던져준 셈이다.
개막식에 이어 사회적가치 페스타의 메인 세션으로 열린 ‘리더스 서밋’에는 국내 기업은 물론 일본 소프트뱅크, 유럽 VBA, 중국 텐센트 등 글로벌 기업과 민간 재단, 사회적 기업, 정부 등 사회 혁신 리더 350여 명이 참여해 ‘사회문제 해결 성과 관리와 글로벌 동향’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이케다 마사토 일본 소프트뱅크 CSR 본부장은 “실제 사업이 창출한 직접적 효과와 중장기 간접 효과를 경제·환경·사회 3개 범주 14개 항목으로 정량화해 화폐가치로 환산하고 있다”며 소프트뱅크의 사회적 가치 측정 체계를 소개했다. 크리스티안 헬러 VBA 최고경영자(CEO)도 “유럽 내 회원사들은 지난 5년간 VBA 체계에 기반해 사회문제 해결 성과에 대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했고 측정 결과는 회원사의 중요한 비즈니스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VBA는 2019년부터 유럽 기업들의 사회적 성과를 평가하거나 설명하는 방식을 바꾸고자 하는 목표로 설립됐다.
아울러 대한상의는 올해 사회적가치 페스타를 탄소 중립을 위한 친환경 행사로 만드는 데 노력했다. 모든 전시 부스와 공간 디자인에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폐기물을 최소화했다. 부스 구조물에는 재활용이 쉬운 종이 가구와 허니콤보드 자재를 사용했고 행사 운영에 필요한 일부 전력은 재생에너지로 충당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사회적가치 페스타는 기술과 파트너십, 공감과 실행을 한데 모아 협력하는 열린 플랫폼”이라며 “기업·정부·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들을 모아 향후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